베트남은 3,260km가 넘는 해안선과 다수의 천연 심해·천혜의 항만을 갖추고,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해상 항로를 관문처럼 차지한 지리적 위치를 바탕으로 소수 국가만이 보유한 지경학적 이점을 지니고 있다. 이는 국제 경쟁력을 갖춘 현대적 항만 시스템을 구축하고, 해양 경제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수 있는 중요한 토대이다.

국제 해상 물류의 핵심 연결고리로 도약할 기회를 앞두고, 전문가들은 호찌민시와 하이퐁 항만 클러스터가 아시아의 관문항이자 환적항으로 성장할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편, 독보적인 자연적 이점을 지닌 반퐁 만은 단순한 컨테이너 항만을 넘어, 환적 허브와 함께 역내 석유·가스 종합 저장 기지를 아우르는 새로운 발전 모델로 전략적으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부두–창고 간 물류 흐름의 효율성 제고

해운은 대양으로 나아가는 관문이자, 경제 통합 시대의 핵심 혈맥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항만–산업단지–물류 서비스 간의 계획 연계가 미흡하면서 물류 비용이 상승하고, 이는 기업의 경쟁력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응우옌 녓 전 교통운송부 차관은 선진국과 달리, 항만 인프라는 국가가 직접 투자해 현대적으로 건설한 뒤 내륙 운송, 수출입, 국제 환적 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키고 이를 민간에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재정 여건이 아직 제한적인 상황에서 베트남은 국제 항로를 감당하고 세계 최신 세대의 대형 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항만에 대한 투자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 또한 한때는 계획 수립과 이행 과정에서의 비동기성으로 인해 일부 항만이 배후 물류 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화물 집적·하역 및 물류 체인 발전에 제약이 발생하기도 했다.

베트남 MSC의 베누아 드 킬락 총괄대표는 심해항만이야말로 베트남이 부산, 상하이, 싱가포르와 같은 세계 주요 해상 물류 허브와 직접 경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위상의 척도라고 평가했다. (사진: 하이퐁 하테코 심해항)

베트남 MSC의 베누아 드 킬락 총괄대표는 심해항만이야말로 베트남이 부산, 상하이, 싱가포르와 같은 세계 주요 해상 물류 허브와 직접 경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위상의 척도라고 평가했다. (사진: 하이퐁 하테코 심해항)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해운사 중 하나의 시각에서, 베트남MSC의 베누아 드 킬락 총괄대표는 베트남이 현재 부산, 상하이, 싱가포르와 같은 글로벌 해상 물류 허브와 직접 경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경쟁에서 심해항만의 규모는 곧 국가의 위상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MSC는 더 많은 직항 노선을 개설하고 한층 더 대형 선박을 투입하길 원하지만, 베트남에서 20만 DWT급 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부두는 아직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러한 제약은 단순히 항로의 수심 문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항만–물류 생태계의 설계와 연계 방식 전반에서 비롯되고 있다.

“MSC는 다단계 환적보다 직항 노선을 우선한다. 그러나 한때는 까이맵에서 호찌민시까지의 이동 시간이 싱가포르–까이맵 구간과 맞먹을 정도였다. 항만은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각 운송 수단이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다중 교통·물류 생태계와 결합돼야 한다”고 베누아 드 킬락 총괄대표는 말했다.

운송 노선은 부두에서 ICD(내륙 컨테이너 기지), 그리고 최종 물류 창고까지 원활하게 연결될 때에만 비로소 실질적인 효율을 발휘할 수 있다.

운송 노선은 부두에서 ICD(내륙 컨테이너 기지), 그리고 최종 물류 창고까지 원활하게 연결될 때에만 비로소 실질적인 효율을 발휘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베트남화주협회 판 통 사무국장은 “인프라가 막히는 지점마다 비용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송 노선은 부두에서 ICD와 최종 물류 창고까지 끊김 없이 연결될 때에만 실질적인 효율을 발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항만, 연계 교통 인프라, 그리고 항만 후방 물류 서비스 전반을 동시적·체계적으로 발전시켜 기업이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 계획에 거는 큰 기대

응우옌 녓 전 교통운송부 차관은 항만이 진정으로 전략적 핵심 축 가운데 하나로  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항만 개발에 있어 세 단계의 계획 체계, 즉 항만 종합계획, 항만 군 계획, 그리고 육역·수역에 대한 세부 계획을 장기적 관점에서 수립하고, 일반 화물항, 컨테이너항, LNG 항만, 여객항 등 다양한 항만 유형을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 핵심 토대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제 환적항과 대형 선박을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부두 구역에 대한 우선적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이퐁항은 개항 15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200만 번째 TEU를 처리했다.

하이퐁항은 개항 15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200만 번째 TEU를 처리했다.

그는 지방정부가 항만 개발과 물류·창고·유통센터 구축을 위해 선제적으로 토지 자원을 확보해야 하며, 중앙정부는 관문항과 핵심 환적항,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교통 인프라에 예산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투자자 유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PPP법 개정을 검토하고, 해사법과 내수로법을 재검토·통합해 원활한 법·제도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가 이익을 보장하는 범위 내에서 기업의 공공 인프라 투자·운영 참여를 적절한 모델로 허용하는 등, 현존하는 제약 요소들에 대한 해소 역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 항만 시스템 종합 발전 계획은 2021년(총리 결정 제1579/QĐ-TTg호)에 승인된 이후, 2024년에 조정·보완됐다. 이어 2025년 1월 16일,  총리는 2021~2030년 기간과 2050년까지의 비전을 담은 항만군, 항만 시설(부두·선착장·부이), 수역 및 항로에 대한 세부 계획을 승인하는 결정 제140/QĐ-TTg호를 공포했다. 해당 결정의 이행을 위해 베트남 해사·내수로국은 전국 36개 항만의 육역·수역 세부 계획을 수립해 건설부에 심의·승인을 요청했다.

레도므어이 베트남 해사·내수로국 국장(가운데)이 기업들과 정책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레도므어이 베트남 해사·내수로국 국장(가운데)이 기업들과 정책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레도므어이 베트남 해사·내수로국 국장은 “이번에는 교통운송 분야 5개 전문 영역이 처음으로 동시에 계획 수립 대상에 포함됐으며, 이 가운데 항만은 국가 물류 체인의 중심 역할을 보장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입지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수로·도로·철도 등 각 운송 수단이 항만의 주요 화물 집하·분산 축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획은 2015년 해사법의 주요 내용을 구체화하는 한편, 내륙 컨테이너 기지를 항만의 ‘연장된 팔’로 육성하는 발전 방향도 확대 제시했다. 아울러 연결 병목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항만 수역 내 부이 계류장과 내륙 수로 부두 역시 계획에 통합됐다.”

현대적 거버넌스 모델

항만 경제 시장은 2025년 520억 달러, 2030년에는 72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6.6%에 달한다. 기존의 전통적 성장 모델을 넘어, 혁신적 기술들이 차세대 항만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테코 국제항만 스마트 게이트, 화물 출입 신속처리

하테코 국제항만 스마트 게이트, 화물 출입 신속처리

포트코스트 팜 안 뚜언 총괄대표는 “4.0 산업혁명 시대에 항만 시스템은 단순히 부두 면적을 확장하거나 장비 처리 능력을 높이는 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 Data) 분석 등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화물 흐름을 관리하고, 운영을 최적화하며,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또한 자동화 설비, 하역 로봇, 자율주행 차량과 같은 기술 솔루션은 보다 정밀하고 지능적으로 운영되는 차세대 항만을 구현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마링크 국제항만의 사이먼 파핫 총괄대표도 국제적 항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이 국가 주도로 ‘국가 디지털 항만 시스템(PCS)’을 조속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항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한 물리적 인프라와 디지털 인프라의 병목이 동시에 해소된다면, 베트남은 머지않아 싱가포르와 같은 성공적인 항만 운영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운영 소프트웨어는 다수의 항만이 화물 흐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운영을 최적화하며, 수요를 예측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운영 소프트웨어는 다수의 항만이 화물 흐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운영을 최적화하며, 수요를 예측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베트남은 해양 경제 강국 반열에 진입할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지만, 결정적인 요소는 현대적 거버넌스 모델에 있다. 대형 항만은 단순한 화물 하역 공간이 아니라, 발전의 중추 축이자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동력으로 인식돼야 한다.
건축가이자 건설부 차관 출신의 베트남 도시개발계획협회 회장 쩐 응옥 찡

글로벌 무역·에너지·물류 흐름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건축가이자 건설부 전 차관, 베트남 도시개발계획협회  쩐 응옥 찡 회장은 “21세기는 ‘바다의 세기’이며, ‘해양 공간’을 주도하는 국가가 장기적인 발전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베트남이 해양 경제 강국 반열에 진입할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결정적인 관건은 현대적 거버넌스 모델에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항만은 단순한 화물 하역 거점이 아니라, 발전의 중추 축이자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성장 동력으로 인식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적절한 발전 전략이 수립될 경우, 물류 허브와 산업단지, 도시 및 지원 서비스가 함께 형성되며 경제 전반에 강력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이 글로벌 공급망에 점차 깊숙이 편입되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해사 대리·중개·서비스 협회  느 딘 티엔 사무총장은 무역 규모와 항만 물동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해운 산업은 여전히 화물 하역과 환적 단계에 주로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 해양 허브가 갖춰야 할 해사 금융, 해상 보험, 선박 중개·대리, 선용품·연료 공급, 선박 수리, 선원 양성, 공동 데이터 플랫폼 등 핵심 고부가가치 서비스가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못해, 베트남이 계속해서 ‘물류 수지 적자’ 상태에 놓여 있다고 평가했다.

까이맵 하 항만 지구 개발 계획 – 2050년까지의 비전

까이맵 하 항만 지구 개발 계획 – 2050년까지의 비전

항만·물류·금융·상업·데이터가 결합된 통합 해양 허브를 구축해 온 역내 여러 국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 해사 대리·중개·서비스 협회, VISABA는 베트남 국제 해양 허브 조성을 위한 별도의 마스터플랜과 특수 메커니즘을 조속히 연구·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우선적으로는 인프라, 시장 규모, 기업 생태계 측면에서 충분한 여건을 갖춘 호찌민시–까이맵–티바이 지역에서 시범 추진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와 함께 국가 관리 기관의 조정 역할을 강화해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고, 해운 경쟁력과 베트남의 해양 위상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FIATA 국제운송주선협회 응우옌 쥐 밍 회장은 싱가포르 환적항 모델을 언급하며, “국제 환적항은 싱가포르가 가난한 어촌에서 세계적인 금융·상업 중심지로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성공이 말라카 해협이라는 지리적 이점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추진된 국가 차원의 전략에 기반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환적 국가’에 대한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환적 국가’에 대한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베트남의 상황에 비춰볼 때, 응우옌 쥐 밍 회장은 지정학적·지경학적 이점과 항만 개발 전략은 인프라 측면에서의 필요 조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국제 화물 흐름의 환적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안정적이며 투자 매력을 갖춘 제도 기반 위에서 ‘환적 국가’에 대한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명확한 투자 로드맵과 합리적인 단계별 추진, 정확한 화물 수요 예측을 포함한 물류 네트워크 구축을 전제로 한다. 항만 인프라와 후방 물류, 다중 교통 연결 체계가 유기적으로 갖춰질 경우, 베트남의 항만 클러스터는 아시아–유럽–미주를 잇는 글로벌 물류 흐름의 자연스러운 환적 허브로 자리매김하며, 국가 위상과 경제 경쟁력을 함께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발행일: 2025년 12월 29일
제작: 응옥 탄 – 탄 퐁

기사·사진: 타이 린 – 키에우 민
편집·디자인: 프엉 남